핵심 요약: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차관이 인공지능(AI)을 단순한 기술 혁신이 아닌 '생산혁명'으로 규정하며, 산업구조와 거시경제 운용 방식 전반을 바꿀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차관이 인공지능(AI)을 '생산혁명'으로 규정하며, AI가 산업구조와 거시경제 운용의 근본적인 문법을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순한 효율화 도구를 넘어 경제 전반의 패러다임을 재편하는 구조적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무슨 일이 있었나

김용범 전 차관은 최근 공개 발언에서 AI를 산업혁명에 비견되는 '생산혁명'으로 정의했다. 그는 AI가 생산성과 노동·자본 투입 방식 자체를 바꾸기 때문에, 기존 거시경제 이론과 정책 수단이 새롭게 해석되거나 수정되어야 할 시점에 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AI가 산업 간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가치 사슬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기존 산업구조의 판도가 빠르게 재편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전통적인 제조업·서비스업의 구분이 흐려지고,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핵심 생산요소로 부상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왜 중요한가

김용범 전 차관은 과거 기획재정부 1차관을 지낸 경제정책 전문가로, 그의 발언은 정책 당국과 경제계에 일정한 무게를 갖는다. AI를 기술 문제가 아닌 거시경제 문제로 공식적으로 제기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AI가 생산성을 급격히 끌어올릴 경우 인플레이션 역학, 고용 구조, 금리 결정 등 핵심 거시경제 변수들이 기존 모델로 설명되지 않을 수 있다. 중앙은행과 정부가 통화·재정 정책을 설계할 때 AI의 영향을 명시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논의가 국내외에서 점차 확산되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한국 경제에도 시사점이 크다. 반도체·자동차·조선 등 주력 제조업 중심의 수출 구조를 가진 한국은 AI 전환 속도에 따라 산업 경쟁력 지형이 빠르게 바뀔 수 있는 위치에 있다. AI를 생산요소로 적극 수용하지 못하면 기존 강점 산업에서도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쟁점

AI를 '생산혁명'으로 규정하는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 목소리도 있다. 일각에서는 AI의 생산성 효과가 아직 거시지표로 충분히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다. 과거 인터넷·모바일 혁명 때도 유사한 '패러다임 전환' 담론이 반복됐지만, 실제 총요소생산성(TFP) 개선은 기대보다 더디게 나타났다는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AI 혜택이 특정 기업과 고소득 노동자에게 집중되는 반면, 중·저숙련 노동자의 일자리와 임금에는 부정적 영향이 클 수 있다는 분배 문제도 제기된다. 생산혁명의 과실이 어떻게 분배되느냐에 따라 사회적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책 대응 방향을 두고서도 이견이 존재한다. AI 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 완화를 우선해야 한다는 입장과, AI 도입에 따른 고용 충격과 불평등 심화에 대비한 사회안전망 강화가 더 시급하다는 입장이 맞서고 있다.

다음에 볼 것

정부와 한국은행이 AI를 거시경제 전망 모델에 어떻게 반영하기 시작하는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다. 기획재정부의 중장기 경제 전략 및 산업 정책에서 AI 생산혁명 담론이 구체적인 정책 수단으로 이어지는지 여부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들도 AI의 거시경제 파급 효과에 관한 분석을 잇달아 내놓고 있는 만큼, 이와 관련한 글로벌 논의 동향도 국내 정책 논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AI 전환 속도와 범위에 따라 한국 경제의 성장 잠재력과 구조 개혁 과제가 새롭게 정의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