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영국 매거진 타임아웃이 전 세계 24개 도시 주민 2만4천여 명을 조사한 결과, 서울이 2026년 ‘세계에서 가장 걷기 좋은 도시’ 1위에 올랐다. 뉴욕·에든버러를 제친 서울의 강점과 한계를 짚었다.

서울이 영국 여행·문화 매거진 ‘타임아웃(Time Out)’이 발표한 ‘2026년 세계에서 가장 걷기 좋은 도시’에서 1위를 차지했다. 주민 응답 기준 만족도 93%를 얻어 에든버러, 뉴욕 등 글로벌 관광 도시들을 제쳤다.

무슨 일이 있었나

타임아웃은 전 세계 주요 도시 거주자 약 2만4천 명을 대상으로 일상과 도시 경험 전반을 묻는 정기 설문을 진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해마다 다양한 도시 랭킹을 발표해 왔다. 2026년에는 ‘도보 친화성(walkability)’을 주제로, 각 도시 주민들이 차 대신 걸어서 얼마나 편하고 즐겁게 이동할 수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평가했다.

이번 설문에서 서울은 전체 응답자의 93%가 “도보로 이동하기 좋은 도시”라고 답해 1위를 기록했다. 같은 93%를 얻은 영국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를 제치고 선두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으며, 미국 뉴욕은 91%로 그 뒤를 이었다.

타임아웃이 공개한 상위 20개 도시는 다음과 같이 구성돼 있다.

  • 1위: 서울(대한민국), 93%
  • 2위: 에든버러(영국 스코틀랜드), 93%
  • 3위: 뉴욕(미국), 91%
  • 4위: 코펜하겐(덴마크), 90%
  • 5위: 오슬로(노르웨이), 89%
  • 6위: 스톡홀름(스웨덴), 88%
  • 7위: 파리(프랑스), 88%
  • 8위: 싱가포르, 86%
  • 9위: 헬싱키(핀란드), 85%
  • 10위: 크라쿠프(폴란드), 83%
  • 11위: 리가(라트비아), 83%
  • 12위: 비엔나(오스트리아), 83%
  • 13위: 암스테르담(네덜란드), 81%
  • 14위: 탈린(에스토니아), 80%
  • 15위: 취리히(스위스), 79%
  • 16위: 타이베이(대만), 79%
  • 17위: 밴쿠버(캐나다), 78%
  • 18위: 마카오(중국), 78%
  • 19위: 멜버른(호주), 76%
  • 20위: 뮌헨(독일), 75%

아시아에서는 서울과 함께 싱가포르, 타이베이, 마카오 등이 상위권에 올랐고, 북유럽 도시는 코펜하겐, 오슬로, 스톡홀름, 헬싱키 등이 대거 포함됐다.

왜 중요한가

‘걷기 좋은 도시’ 순위는 단순한 이미지 경쟁을 넘어 도시 정책과 브랜드 경쟁력 지표로 활용된다. 보행 친화성은 교통 혼잡 완화, 탄소 배출 감소, 지역 상권 활성화, 시민 건강과 안전 등 여러 정책 목표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서울은 이미 글로벌 도시 경쟁력과 디지털·AI 분야 경쟁력에서 상위권에 올라 있는 도시다. 일본 모리기념재단의 ‘종합 도시력 랭킹’에서는 경제, 연구·개발, 문화·교류, 생활 여건, 환경, 교통·접근성 등을 종합 평가해 서울을 상위권에 올렸고, AI 경쟁력을 따로 평가한 ‘2025 글로벌 AI 시티 인덱스’에서는 싱가포르에 이어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번 도보 친화 도시 1위는 ‘스마트’와 ‘경쟁력’에 더해 ‘걷기 좋은 일상 도시’라는 이미지를 강화해 주는 상징적 성과다.

관광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해외 여행자들은 지하철·버스와 도보를 결합해 도시를 즐기는 경향이 강해, 걷기 좋은 환경은 체류 만족도와 재방문 의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번 순위에서 뉴욕, 파리, 코펜하겐 등 이미 보행·관광 도시로 유명한 지역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점은 서울 관광 마케팅에 활용 가능성이 크다.

쟁점

다만 이번 결과는 ‘도시에 사는 주민들의 체감도’에 기반한 설문 조사라는 점에서, 도시 전반의 물리적 보행 인프라를 정밀 측정한 연구와는 성격이 다르다. 응답자 표본 구성, 설문 문항, 응답자의 생활권(도심 vs 외곽)에 따라 체감도는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서울이 전 세계에서 절대적으로 가장 걷기 좋은 도시”라는 단정적 해석보다는 “주민 만족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는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실제 서울 시민 사이에서는 보행 환경에 대한 체감이 크게 엇갈린다. 도심과 한강변, 재정비가 이뤄진 일부 거리에서는 보행 환경이 크게 개선됐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 언덕과 골목, 노후 주거지, 보도 폭이 좁은 구간에서는 여전히 보행 안전과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온다. 특히 유모차·휠체어 이동, 고령층 보행 안전 같은 ‘보편적 이동권’ 관점에서 보면 순위와 체감 사이의 간극이 더 크게 느껴질 수 있다.

또한 타임아웃 순위는 주로 영어권·글로벌 관광객 관심이 높은 도시를 중심으로 표본을 구성하는 경향이 있어, 전 세계 모든 도시를 포괄하는 통계로 보기는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특정 대륙·소득 수준의 도시가 과대표집되고, 개발도상국 대도시의 보행 문제는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는 비판도 가능하다.

다음에 볼 것

서울이 이번 순위를 도시 정책 홍보에 활용할 경우, ‘걷기 좋은 도시’라는 타이틀이 실제 정책 개선으로 이어지는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보행 약자 도로 환경 개선, 차량 중심 도로 공간 재배분, 골목 생활도로 속도 관리, 횡단보도·보행 신호체계 정비 등은 향후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할 과제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AI·데이터 기반 도시 관리’와의 접목이다. 서울은 AI 도시 경쟁력에서 이미 세계 2위를 기록할 만큼 관련 인프라와 산업 기반이 구축돼 있다. 보행량·사고·환경 데이터를 결합해 보행 취약 구역을 선제적으로 개선하고, 보행자 중심 내비게이션·경로 추천 서비스 등을 확대한다면, 순위에 걸맞은 실질적인 ‘걷는 경험’ 개선이 가능하다.

향후 타임아웃 등 글로벌 매체의 도시 랭킹은 보행성뿐 아니라 치안, 생활비, 주거 환경, 기후 대응 등 다양한 지표를 결합해 발표되는 추세다. 서울이 ‘걷기 좋은 도시’라는 강점을 바탕으로, 안전하고 지속가능하며 누구나 이동하기 쉬운 도시로 평가받을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